석유 최고가격제, 휘발유價 최대 239원 상승 억제 효과
2026-10-26

▲ 시도별 세 정책구간 DID : 보통유-고급유 가격 변화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보통휘발유의 가격 상승폭이 고급휘발유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안정 효과를 지속적으로 평가하는 한편, 국제 석유제품 가격과 환율, 재정 부담, 에너지 소비 유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도의 조정·종료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산업연구원(KIET)은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의 주유소별 일별 가격자료를 활용해 분석한 석유 최고가격제의 가격안정 효과‘ 보고서를 지난 23일 발표했다.
보고서는 2023년 1월 1일부터 2026년 9월 16일까지의 가격자료를 활용해 같은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보통휘발유와 고급휘발유의 상대적 가격 변화를 비교했다. 최고가격제가 직접 적용되는 보통휘발유와 비교 기준인 고급휘발유의 가격 차이를 분석해 정책 시행 이후 나타난 상대가격 변화를 추정했다.
주 분석에는 2026년 1월 1일부터 9월 16일까지 매일 두 유종을 판매한 1,512개 주유소의 2025년 이후 자료가 사용됐다. 분석에는 정책 시행 전후 두 유종의 상대적인 가격 변화 차이를 비교하는 이중차분법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국제유가와 주유소별 특성 등 두 유종에 공통으로 작용하는 요인의 영향을 통제했다. 고급휘발유는 국제유가와 환율 등 공통 비용요인의 영향을 받으면서 최고가격제의 직접 적용 대상에서는 제외된다는 점에서 비교 기준으로 활용됐다.
공급가격 상한 조정 시점에 따라 정책 기간을 세 구간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고급휘발유 대비 보통휘발유의 상대가격은 1차 구간에서 리터당 45.75원, 2~6차 구간에서 165.51원, 7차 이후 구간에서 239.48원 낮아졌다. 각 구간은 각각 3월 13~26일, 3월 27일~6월 26일, 6월 27일~9월 16일이다.
세 추정치 모두 1% 유의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실제 보통휘발유 판매가격이 정책 시행 전보다 해당 금액만큼 하락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고급휘발유의 가격 변화를 기준으로 산출한 상대적인 하락폭이다.
분석의 신뢰성을 점검하기 위해 주유소 표본 선정 기준과 분석 시작 시점을 달리한 결과에서도 상대가격 하락 방향은 유지됐다. 분석 시작연도를 2023년 또는 2024년으로 변경해도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으며, 지역별로도 2~6차와 7차 이후 구간에서는 17개 시도 모두 상대가격이 낮아졌다.
이번 분석은 석유 최고가격제가 보통휘발유의 가격 상승을 완충하고, 비용 하락이 소매가격에 반영되는 속도를 앞당겼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정책 시행 이후 보통휘발유와 고급휘발유의 상대가격 하락폭이 확대됐다는 점에서 가격안정 효과를 뒷받침하는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상대가격 변화만으로 최고가격제의 순수한 정책효과를 확정하기는 어렵다. 정책이 없었더라도 두 유종의 평균 가격변화가 같았을 것이라는 가정과 고급휘발유에 직접적·간접적인 정책 파급효과가 없었을 것이라는 가정이 충족돼야 하기 때문이다.
유종별 원가와 수요, 재고 등 가격 결정요인의 차이도 추정치에 반영될 수 있다. 따라서 상대가격 하락폭을 소비자의 실제 지출 절감액이나 정책의 순편익과 동일하게 해석해서는 안 된다.
보고서 저자인 이홍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고가격제를 급격한 유가 충격을 완충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되, 제도 장기화에 따른 손실보전 부담과 공급·에너지 절약 유인 약화, 수혜의 형평성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제도 조정과 종료 시점은 국제 석유제품 가격과 환율의 움직임, 공급가격 상한이 실제 공급가격을 제약하는 정도, 공급가격 변화가 소매가격에 반영되는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판단 기준과 검토 시점을 사전에 공개하고, 시장 안정 조건이 충족되면 급격한 해제에 따른 가격 반등 위험과 규제 연장에 따른 비용을 비교해 조정·종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주유소 재고 회전과 소매가격 조정에 시차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전환 경로를 미리 예고하고, 유류세 조정이나 지원 축소가 같은 시기에 겹쳐 소비자 부담이 집중되지 않도록 정책 시행 시점도 조율해야 한다.
규제 축소 과정에서는 모든 소비자에게 일률적으로 혜택을 제공하기보다 취약가계와 필수 운송 분야를 대상으로 선별 지원을 추진하고, 가격정보 제공과 시장 경쟁 여건 개선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제도의 실질적인 성과를 판단하기 위한 후속 평가도 중요하다. 판매량을 반영한 소비자 지출 절감액과 실제 손실보전액, 제도 운영·관리비용을 동일한 기간을 기준으로 비교해 가격안정 편익과 재정 부담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
아울러 최고가격제 종료 이후에도 가격과 공급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해 정책의 순편익과 시장 전환 성과를 확인해야 한다. 가격안정 효과뿐 아니라 재정 지속가능성과 시장의 자율적인 가격 조정 기능까지 고려하는 것이 향후 석유 가격정책의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출처 : 신소재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