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현장] 전기요금·반도체 산단 인프라 비용 부담 문제 제기
2026-10-26
정혜경 진보당 의원이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국회TV 캡처
[투데이에너지 이종수 기자] 26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서 진행된 기후에너지환경부 종합국정감사에서 전기요금, 에너지 고속도로, 반도체 산단 인프라 비용 부담 문제 등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었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용인 반도체 전력 공급을 위해 송전탑 1만기를 건설해야 한다. 그러나 지역주민 수용성 부족으로 송전망 건설사업이 어려운 상황이다. 건설사업 31곳 중 26곳이 지역주민 반대로 준공 목표를 맞추기 힘든 상황”이라며 주민 수용성 확보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정 의원은 “지산지소 원칙에 따라 용인 반도체 산단을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서남권에 조성하는 게 좋을 거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산단 부지 선정은 기후부 소관이 아니다. 기후부는 입지가 정해진 반도체 산단에 안정적으로 전력과 용수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서남권과 용인 반도체 산단에 대한 전력과 용수 공급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국회TV 캡처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조기 준공을 주문했다.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는 ‘제11차 송변전설비계획’에 따라 서해안 일대에서 생산되는 대규모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수도권 등 주요 수요처로 수송하는 4개(각 2GW 총 8GW 규모)의 500kV HVDC(초고압 직류 송전) 해저 송전망이다. 한전은 이를 2038년까지 단계적으로 구축할 예정이다.
어 의원은 “1단계(새만금~서화성) 사업 준공이 2031년 12월로 되어 있는데 당겨야 하는 게 아니냐“고 물었다.
김성환 장관은 “새만금과 서화성을 잇는 첫 번째 구간을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긴 2030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라며 “1단계 사업은 HVDC 기술 실증과도 연계되어 있다”라고 답했다.
어 의원은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등의 전력수요 급증에 따라 원전이 더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고리3·4호기와 한빛1·2호기 등 4기가 계속 운전 심사를 위해 정지 중”이라며 “원전 안전성과 방사성폐기물 문제도 있는데, 설계 수명이 다한 원전에 대한 재가동에 대해 고민이 클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고 있냐”라고 물었다,.
김 장관은 “안전성이 보장되면 계속 운전이 경제적으로 유리하기에 안전성을 제대로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어 “재생에너지를 주력으로 하면서 원전을 적절히 섞어서 탈탄소를 하는 에너지 믹스 체계를 만들겠다”라며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가 쉬운 목표는 아니지만 달성 가능할 것이다. 2040년까지는 200GW 이상으로 늘려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국회TV 캡처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업용 지역별 전기요금제’에 대해 “특정 지역과 기업에 전기요금 인하 혜택을 집중시키면서 그에 따른 재정적 부담은 한국전력공사와 국민에게 떠넘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산업용 지역별 전기요금제는 송전비용, 발전기여도, 균형성장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지역마다 산업용 전기요금을 다르게 책정하는 제도다. 지방 제조업의 전기료 부담을 줄여 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전은 지난 8월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 공청회에서 “제도 도입에 따른 요금 부담 감소는 연간 2조8000억원 안팎”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지방 기업이 덜 내는 전기요금 2조8000억원은 누가 부담할까? 한전은 전기 구매비용을 줄이고, 자체 자금과 일부 정부 지원으로 요금 부담 감소분을 충당하겠다는 입장이다.
곽 의원은 “중부·남부권 기업들이 2조 8000억 원의 혜택을 보는 만큼 한전은 재정적 부담을 떠안게 된다”라며 “올해 상반기 기준 한전 부채가 210조 7000억원에 달한다. 막대한 부채를 안고도 특정 지역 기업의 전기요금을 낮추기 위해 스스로 손실을 감수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국회TV 캡처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버터 기반 전원 확대에 따른 계통안정 문제를 제기했다.
김 의원은 “배전망에 연결된 재생에너지 비중이 75%에 달하는 가운데, 전압과 주파수 이상 때 버티지 못하는 태양광 인버터가 한꺼번에 탈락하면 지난해 스페인·포르투갈 대정전과 같은 사고가 우리 계통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전 자료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접속용량 41.1GW 가운데 배전망이 30.7GW로 약 75%를 차지하고, 접속 건수로는 99%에 이른다. 한전은 배전망 인버터가 고정 역률 1.0으로 운전돼 전압 변동이 심해진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345kV 계통에서 과전압이 약 5만 5천 건 발생했으며, 조상설비 수급 지연으로 해소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배전망에 연계된 태양광 인버터 상당수가 전압과 주파수 변동에 대응하는 기능이 없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배전망 인버터의 성능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기능이 없는 기존 설비의 개선 계획과 예산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라며 “설비 개선을 위해 국비를 지원하는 방안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2021년 원가연계형 전기요금 체계가 도입되었는데 제대로 작동하고 있냐”라며 “원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으면 나중에 가계와 기업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한전 사장이 재무상황과 전력망 투자 등을 고려해 최소한의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얶다.
김성환 장관은 “요금이 인상되면 국민 부담이 있을 것”이라며 “인상 필요 여부를 감안해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지금 한전이 어려운 상황인데 해외 신산업이 가능하냐. 전기요금 결정이나 에너지 믹스 등을 보면 한전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재생에너지 비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거 같다. 산업용 지역별 전기요금제를 도입해 전기요금을 저렴하게 해준다고 하는데 한전 재무 부담만 가중된다. 원전 공론화 작업 중이라 12차 전기본도 늦어지고 있다. 에너지 믹스를 전반적으로 다시 봐야 한다. 자꾸 재생에너지만 얘기하면 안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의원은 이어 “호남 메가프로젝트도 정부가 생색내고, 비용 부담은 모두 기업이 한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과거에는 기업이 모두 전력과 용수 인프라 비용을 부담했다”라며 “이제는 반도체특별법에 따라 총사업비의 50~100% 범위에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산업부가 기업들과 협의해서 기업 부담을 낮추는 쪽으로 조만간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어 “글로벌 재생에너지 발전단가는 원전보다 싸다. 한국은 원전이 싸고 재생에너지 비싸다. 상반기에 RPS 제도를 폐지하기로 한 것도 재생에너지 단가를 낮추기 위한 것이다. 재생에너지 단가를 낮추기 위한 여러 혁신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라며 “궁극적으로 미국, 독일 수준으로 재생에너지 단가를 낮추려고 한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기요금이 인상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