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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에너지

[기사수첩] 햇빛 과속 마을

2026-10-26

김원빈 기자

[투데이에너지 김원빈 기자] “모델이 되는 곳을 먼저 만들 필요가 있다” 19일 국정감사장에서 최재관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이 한 말이다. 김정호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이 햇빛소득마을을 아파트 단지 같은 도시로 넓히라고 주문하자 내놓은 답이다. 도시형을 두고 한 말이지만, 기자에게는 이 사업 전체에 겨냥하는 말처럼 들렸다.

정부는 올해 700곳, 2030년까지 3000곳을 선정하겠다고 한다. 벌써 523곳이 이름을 올렸다. 숫자만 보면 순항이다. 하지만 선정과 가동은 다르다. 1차로 뽑힌 86곳 가운데 조합과 부지, 자금이 갖춰져 바로 달릴 수 있는 곳은 9곳이었다. 나머지는 부지를 구하고 돈을 마련하고 전기를 내보낼 선로 여유를 확인하는 숙제를 안고 출발했다. 계통이 막힌 일부 마을은 ESS 설치를 조건으로 선정됐다.

사업비의 85%는 정책자금으로 빌려준다지만, 나머지 15%는 주민 몫이다. 심지어 전국 접속 대기 발전설비는 4000MW에 달한다.

그런데 보폭은 더 넓어지고 있다. 도시로, 그리고 농지로. 이재명 대통령은 묵히는 농지에 태양광을 깔면 농사보다 소득이 높다며 ‘태양광 농사’가 유행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농지 가격이 흔들리는 시점이라 야당은 농민의 불안을 짚었고, 여당은 취지를 왜곡하지 말라고 맞섰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고령 농업인의 소득을 늘리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누구 말이 맞든, 농촌 현장이 불안한 때 나온 말이라 마을이 받아들이는 무게는 달라진다.

주민이 직접 짓고 수익을 나누는 구조 자체는 옳다. 그래서 더 걱정이다. 모델 하나가 제대로 서기 전에 숫자부터 채우면, 한두 곳의 실패가 사업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번질수 있다. 필요한 건 더 많은 태양광 마을이 아니라 ‘태양이 자리잡은 마을’이다. 선정 숫자보다 가동 숫자를 먼저 내놓을 때, 햇빛소득마을은 과속카메라에 찍히지 않을 것이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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